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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영공학

산업시스템의 구조와 분석 (2)

by 제이제이. 2025. 2. 20.

이전 글에 이어서 경제학적 정의에 대해 작성하겠습니다.

 - 경제학적 정의

모든 재화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준다. 어떤 재화 X에 대해 가격을 Px, 수요량을 Qx라고 하자. 특정 시점에서 그 재화의 가격이 Px일 때 그 가격에 대응하는 수요량이 Qx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가격탄력성 nx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정의된다. nx=- (Qx/Qx)/(Px/Px)

 이 식을 보면 분모는 가격의 변화율을 뜻하고 분자는 수요량의 변화율을 뜻한다. 따라서 분모의 가격 변화율과 분자의 수요량 변화율의 비율이 곧 가격탄력성이 된다. 그 값이 클수록 탄력성은 올라간다. 즉, 가격의 변화에 대해 수요량이 더 민감하게, 더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여기서 앞에 음(-)의 부호가 붙는 이유는 가격과 수요의 변화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즉,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는 줄어들고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에) 최종값을 양(+)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다.

 다음으로 하나의 재화가 아니라 두 가지 재화에 대한 가격탄력성을 생각해 보자. 대체성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재화가 두 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재화에 대한 가격탄력성이란 어떤 재화의 가격이 변화였을 때 다른 재화의 수요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한 재화의 가격 변화율과 다른 재화의 수요 변화율의 관계를 보게 된다. 또한 두 재화를 각각 X재, Y재라고 할 때, 두 재화 간의 가격탄력성은 X재와 Y재의 교차탄력성이라고 부른다.

 X재의 가격을 Px라고 하고 이에 대응하는 Y재의 수요량을 Qy라고 하면, 교차탄력성 nyx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정의된다.

nyx=- (Qx/Qy)/(Px/Py)

 앞에서 살펴본 한 재화에 대한 가격탄력성의 경우에는 음의 부호를 앞에 붙이는 데 반해, 두 재화 간의 교차탄력성은 음의 부호를 붙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X재의 가격과 Y재의 수요량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분모의 X재의 가격이 올라가면 X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분자인 Y재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탄력성 자체가 양의 값이 된다. 따라서 교차탄력성의 값이 양이 되면, 즉 nyx > 0이 되면 두 재화는 서로 대체재가 되고, 반대로 교차탄력성의 값이 음이 되면, 즉 nyx < 0이 되면 두 재화는 서로 보완재가 된다.

 이제 교차탄력성을 가지고 산업을 정의하는 기준과 과정을 보자. 두 재화가 같은 산업에 있다면 두 재화 간의 대체성은 높을 것이다. 또한 대체성이 높아서 두 재화가 서로 대체재의 관계에 있으면 당연히 가격탄력성은 높은 것이다. 따라서 어떤 재화를 중심으로 하여 가격탄력성이 높은 재화들을 차례차례 찾아서 한 집합 안에 모아 놓으면 그 집합이 곧 하나의 산업이 될 수 있다. 물론 높다는 것이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값을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이러한 기준으로 산업을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쌀이라는 재화를 중심에 놓고, 쌀과 대체 관계에 있는 밀, 보리, 콩, 등을 쭉 모아놓으면 이것이 곧 농산물 산업 내지 농산물 시장을 구성하게 된다.

 가격탄력성으로 산업을 정의하는 접근은 이론적으로도 일리가 있고 또 실제로도 어느 정도는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와 한계도 지적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을 보자. 극소수의 부유층을 위한 최고급 승용차와 서민을 위한 저가의 경차가 과연 같은 산업과 시장에 속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고급 차든 경차든 자동차는 자동차이고, 자동차 산업은 자동차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탄력성의 기준에서 본다면 두 제품이 같은 시장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고급 차의 가격을 내린다고 서민이 고급 차를 구입하지는 못할 것이며, 경차의 값을 더 내린다고 부자가 경차를 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공학적 정의

 그렇다면 공학에서는 어떤 기준과 관점에서 산업을 정의할까? 경제학과 달리 공학자들이 정의하는 산업은 한마디로 생산 중심적이고 기술 중심적이다. 즉, 공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시장의 관점에서 소비자가 비슷하다고 느끼는 재화들을 모으기보다,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과정에서 생산자가 비슷하게 느끼는 대상을 모아야 같은 산업이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공학적 정의는 생산기술이 비슷한 제품, 생산공정이나 방식이 비슷한 제품, 제품 구조나 원자재 구성이 비슷한 제품들이 개발되고 생산되는 공간이 곧 산업이 된다. 실제로 공과대학에서 다양한 학과나 학부들을 나누는 기준도 기술 중심적이고 공급 중심적이며 이러한 기준은 산업을 정의하는 과정에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기계공학은 곧 기계산업과 연결되고 조선공학은 곧 조선산업과 연결되는 식이다.

 경제학적 정의가 여러 가지 한계를 안고 있는 것처럼, 공학적 정의도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산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데, 과연 시장이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정의가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예를 들어, 화장품 산업과 의약품 산업은 공정이나 생산방식이 유사하기 때문에 서로 인접한 산업으로 인식된다. 이것은 공학의 눈으로 바라본 산업의 개념이다. 뒤에서 설명할 표준산업분류를 보면, 두 산업 모두 화학물 및 화학제품 제조업의 코드인 24에 속한다. 그 아래로 내려가 의약품 제조업의 코드는 242이고 그 안에서 다시 의약물질 제조업은 2421, 의약 제품 제조업은 2422로 나뉘어져 있다. 한편, 기타 화학제품 제조업은 243, 그 안에서 화장품 제조업은 2433으로 되어 있다. 두 산업이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와 바로 옆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눈으로 보면 두 분야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글에는 산업구조와 시스템 접근에 대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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