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업규모와 시스템
산업이라는 시스템은 기업이라는 구성 요소들의 집합체이다. 기업이라는 조직을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접근을 생각해 보자. 어느 기준에서 보느냐에 따라 기업조직은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은 기업의 '규모'와 '범위'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또 기업의 사업 내용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면 그 시스템의 구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시스템이 그렇지만, 기업 시스템도 처음에는 작고, 좁은 모양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커지고 또 점점 넓어진다. 시스템의 규모와 범위가 동태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먼저 기업의 규모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자.
기업 시스템의 구조를 설명할 때, 기업의 규모는 가장 일차적인 기준이 된다. 이 기준에서 보면 기업 시스템은 크게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누어진다.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으로 나누는 공식적인 기준으로는 매출액, 종업원 수, 자본금 등이 사용된다. 그러나 숫자의 크기를 가지고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으로 분류하는 것은 기업규모의 전략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기업의 규모가 시스템분석이나 시스템 전략에 미치는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라는 용어의 정의는 무엇일까? 규모의 경제는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얻을 수 있는 비용의 절감 효과나 생산의 확대 효과'를 말한다. 시스템의 크기가 커지면서 시스템 자체가 가지는 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기업이 커질수록 생겨나는 경제적 부작용을 '규모의 불경제'로 부르기도 한다. 시스템의 크키가 커지면서 오히려 시스템의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정의는 주관적이고 정성적이어서 그 뜻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규모의 경제를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까?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생산 확대 효과보다는 투입량과 산출량의 관계에서 평균비용과 한계비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하는 접근을 사용한다. 생산활동은 투입으로서의 총비용과 산출로서 산출량의 관계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 산출량이 늘어나면서 총비용도 늘었지만, 그 늘어나는 비율이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다.
총비용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또 다른 비용 개념이 바로 평균비용과 한계비용이다. 평균비용은 총비용을 총산출량으로 나눈 값, 즉 생산한 모든 단위에 대해 한 단위에 평균적으로 들어간 비용이다. 한계비용은 어느 시점에서 추가로 한 단위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따라서 한계비용은 생산량이 바뀌면 그에 따라 값도 바뀐다.
산출량과 총비용과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평균비용은 어느 단계까지는 줄다가 그 단계를 넘어서면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생산량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여러 가지 불필요한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한계비용도 마찬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어, 처음 어느 단계까지는 줄다가 그 단계를 넘어서면 증가한다. 물론 평균비용과 한계비용이 줄고 느는 구체적인 모양은 서로 다르고, 따라서 두 비용 곡선은 서로 떨어져 있다가 어느 점에서는 만나고, 또 그 점을 벗어나서는 다시 멀어지게 된다. 이때 경제학에서 제시한 기본 이론은 평균비용이 최소가 되는 점에서 평균비용과 한계비용이 같아진다고 설명한다.
규모의 경제라는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한계비용은 규모가 작은 초기에는 평균비용보다 낮지만,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오히려 더 높아진다. 그러면 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할까? 그 배경으로는 다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고정비용의 분산 효과이다. 생산을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투자, 즉 고정비용이 투입된다.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생산량이 늘어나고 따라서 고정비용을 폭넓게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전문화의 효과이다. 기업규모가 커지면 각 조직 단위나 개인들의 역할과 기능이 세분화되고 이를 통해 전문성과 생산성이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비용의 공유효과이다.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구매관리, 재고관리, 마케팅활동 등을 여러 부문이 함께 할 수 있고 이러한 공동 활동을 통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기업규모가 작을 때는 한계비용이 평균비용보다 낮다가 어느 규모를 넘어서면 더 높아지는 것처럼, 규모의 경제는 항상 그리고 끝없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규모가 너무 커지면 규모의 불경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규모의 경제라는 개념을 다루는 이유는 가장 적정한 규모가 어느 수준인가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모든 시스템이 적정한 크기를 갖는 것처럼, 기업 시스템도 적정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기업 범위와 시스템
기업 시스템의 구조를 살펴보는 또 다른 기준은 기업의 범위이다. 즉, 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경영활동의 다양성, 생산 내지 판매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다양성 등을 통해 시스템의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기업 시스템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규모도 커지지만 동시에 범위도 넓어진다. 기업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기업이 범위의 경제라는 전략적인 목적으로 통합하거나 다각화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범위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용어와 개념을 살펴보자.
- 범위의 경제
기업의 범위가 기업형태나 경영전략의 관점에서 갖는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범위의 경제'라는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범위는 경제, 여러 재화를 토대로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과 묶어서 함께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의 크기를 비교하는 접근을 토대로 한다. 예를 들어, X와 Y라는 두 가지 재화를 Qx와 Qy씩 생산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각각의 재화를 따로 생산할 때 드는 총비용을 TC(Qx), TC(Qy)라고 하고, 둘을 같이 생산하는 데 드는 총비용을 TC(Qx,Qy)라고 하자. 그러면 범위의 경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TC(Qx,Qy) < TC(Qx, 0) + TC(0, Qy)이면, 범위의 경제가 존재한다.
다음 글에서는 기업 범위와 시스템에 대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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