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위의 경제
범위의 경제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범위의 경제가 나타나는 핵심적 이유는 다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생산 자원의 공유효과이다. 하나하나를 따로 생산하기보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생산함으로써 생산시설과 부품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부산물의 활용 효과이다. 한 제품을 생산하다 보면 다양한 부산물을 얻을 수 있고, 이 부산물을 활용하면 추가 투자 없이 기업의 범위가 넓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과 규모의 불경제가 동시에 존재하듯이, 기업의 범위와 관련해서도 범위의 경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범위의 불경제도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의 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관리 비용이 많이 늘어나고 자원 활용의 우선순위가 불분명해지는 부작용이 일어날 위협이 있다. 따라서 범위의 경제라는 용어와 개념을 얘기하는 근본적 목적은, 그것이 기업 시스템의 적정한 범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서로 독립적인 별개의 개념이다. 심지어 상반되는 양상을 보이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목재를 이용하여 주문생산하는 고급 가구 제조회사는 전문 악기 제조회사의 경우에, 규모가 커지면 오히려 고객수요를 제대로 맞출 수 없는 규모의 불경제가 나타나지만, 원자재의 구매 활동이나 목재의 가공 설비 등을 공유하면서 범위의 경제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범위를 넓히기 위한 활동은 동시에 규모를 키우는 활동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라는 용어와 범위의 경제라는 용어는 개념적으로는 서로 독립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밀접하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많은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기업은 그 규모가 커지면서 범위가 넓어지고, 또 범위를 넓히면서 규모를 키우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 수직적 통합
이제 기업 시스템의 범위를 확대해 가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기업은 초창기에는 좁은 범위에서 시작하여, 갈수록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적용되는 중요한 방식이 통합과 다각화이며, 통합은 다시 수직적 통합과 수평적 통합으로 구분된다.
먼저 수직적 통합을 살펴보자. 기업의 수직적 범위는 경영활동의 첫 단계인 원자재 확보에서부터 마지막 단계인 유통/판매까지의 단계를 수직적 내지 계층적으로 파악하는 개념이다. 이때 전체적인 수직구조 내에서, 처음에는 하나의 단계에서 시작하여 갈수록 여러 단계까지로 경영의 범위를 확대해 가는 활동을 수직적 통합이라고 한다.
수직구조 내에서 원자재 쪽에 가까운 영역을 상류 부문이라고 하고 유통 쪽에 가까운 영역을 하류 부분이라고 한다. 수직적 통합을 확대하는 방식은 크게 두 자기가 있다. 하나는 상류 부문 쪽으로 통합해 나가는 전방통합이다. 예를 들어, 완제품 생산에서 출발하여 원자재 생산까지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 전방통합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하류 부문 쪽으로 통합해 나가는 후방통합이다. 예를 들어, 제조만 하다가 유통까지 겸하게 되면 후방통합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 수평적 통합
다음으로는 수평적 통합을 생각해 보자. 기업의 수평적 범위는 그 기업이 참여하는 사장이 얼마나 다양한가 또는 생산/판매하는 제품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가를 결정하는 문제이다. 이때 기업이 시장의 점위를 점차 늘려나가고 제품의 종류를 다양화시켜 나가는 활동을 수평적 통합이라고 한다. 따라서 시장범위가 넓고 제품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그 기업의 수평적 통합이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TV만 생산하다가 냉장고나 에어컨까지 생산한다든가, 국내 영업만 하다가 해외 영업으로까지 진출한다든가 하는 경우들은 수평적 통합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수평적 통합은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첫째는, 시장 지역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내시장만 하다가 해외시장까지 포함하는 식이다. 둘째는, 시장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여성용 제품만 다루다가 남성용 제품도 다루는 식이다. 셋째는, 제품라인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TV만 만들다가 컴퓨터도 만드는 식이다. 넷째는, 경영활동이나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생산만 하다가 유통도 하는 식이다. 그러나 각각의 방식은 별개로 진행되기보다는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기업의 범위가 늘어나는 과정에서는 수직적 통합과 수평적 통합이 동시에 일어나는 사례도 많다. 예를 들어, 어떤 의약품 기업을 보자. 이 기업은 수평적 통합을 위해 치료제에서 출발하여 진단제, 예방제를 포함, 최근에는 생명공학까지 제품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 수직적 통합의 관점에서 의약품 제조에서 출발하여 전방통합을 위해 물질 개발까지, 후방통합을 위해 고객관리 시스템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범위의 확대는 수평적 통합과 수직적 통합을 결합하여 새로운 차원을 만드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다든가, 한방 치료제를 개발한다든가, 생명보험업이나 건강컨설팅 부문에 진출하는 전략은 그러한 예로 들 수 있다.
- 다각화
기업의 범위를 늘려가는 방식 중에는 다각화라는 개념도 빼놓을 수 없다. 다각화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사업 영역이나 시장을 개척하여 기업의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다각화는 앞에서 살펴본 수직적 통합이나 수평적 통합보다 더 크고 적극적인 개념이다.
다각화는 다시 관련 다각화와 비관련 다각화로 나뉠 수 있다. 관련 다각화는 기존의 기술, 마케팅, 생산설비 등을 기본으로 이와 관련되어 제품이나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략이다. 따라서 범위 확대의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위험도는 낮다. 이에 반해 비관련 다각화는 기존의 사업 영역이나 범위와 전혀 관련이 없는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전략을 뜻한다. 기업의 범위를 크게 확장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다음 글에서는 경영전략과 시스템 접근에 대해 작성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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