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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영공학

공장 유형 : 공정별·제품별·혼합형 배치

by 제이제이. 2025. 3. 10.

공정의 유형

- 기본 유형

설비를 배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나누는 기준은 '어떻게 설비를 한곳에 모으느냐'에 달려 있다. 먼저 첫 번째 기준은 '유사한 기능을 가지는 설비'를 한군데에 모아 배치하는 공정별 배치이다. 이것은 기능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설비를 모아놓은 방법이다. 금속가공 공정의 예로 본다면, 밀링 기계는 밀링 기계끼리, 터닝 기계는 터닝 기계끼리 같은 장소에 배치하는 식이다. 두 번째 기준은 '특정제품의 생산에 필요한 설비'를 한군데에 모아 배치하는 제품별 배치이다. 이것은 개별제품의 특성에 맞추어 필요한 설비를 배치하는 방법이다.

분류 세분류 설명
공정별 배치
(process layout)
단위(unit)
job shop
유사한 기능을 갖는 설비끼리 따로 모아 동일 공간(shop)에 배치한 후 개별부품 단위(unit)로 가공하는 공정
공정별 배치 묶음(batch)
job shop
유사한 기능을 갖는 설비끼리 따로 모아 동일 공간(shop)에 배치한 후 묶음(batch) 부품 단위로 가공하는 공정
제품별 배치
(product layout)
이산적(discrete)
flow shop
기능이 상이한 설비들을 모아 독립적인 생산라인으로 구성한 후 동일한 순서를 따르는 부품을 가공하거나 완제품을 조립하는 공정
제품별 배치 연속적(continuous)
flow shop
연속적인 흐름을 따라 완전히 동일한 순서로 처리나 조립이 이루어지는 일관 공정

 만일 그 제품의 가공 순서가 압연-밀링-용접으로 되어 있다면, 압연 기계 한 대, 밀링 기계 한 대, 용접 기계 한 대씩을 뽑아 한 곳에 배치하는 식이다.

 이때 공정별 배치로 설계된 공장의 형태를 job shop이라고 한다. job shop은 다시 부품이나 제품을 처리하는 ‘단위’의 크기에 따라, 하나하나씩 낱개(unit)로 처리하는 unit job shop과 여러 개를 묶어나 묶음(batch)으로 처리하는 batch job shop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제품별 배치로 이루어진 공장의 형태를 flow shop이라 한다. flow shop은 다시 제품이나 부품 라인을 흐르는 양상에 따라, 자동차나 핸드폰 조립 손으로 셀 수 있는 개별 단위로 흘러가는 discrete flow shop이나 철강처럼 액체 형태로 흘러가는 continuous flow shop으로 나눌 수 있다. 쉽게 보면, 한편으로는 ‘공정별 배치, process layout, job shop’이라는 용어가 동의어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품별 배치, process layout, flow shop’이라는 용어가 동의어라고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정별 배치는 말 그대로 공정을 중심으로 공장을 설계하는 개념이다. 여기서 공정 중심이라는 말은, 유사한 기능을 갖는 설비끼리 따로 묶어 각각의 공간에 배치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특정 부품이 이 공장에서 완성되려면 정해진 가공 순서에 따라 공장을 떠돌아다녀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부품을 가공하기 위해서는 밀링 가공이 필요하다고 하자. 그러면 이 부품은 먼저 milling shop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milling shop에 있는 여러 대의 밀링 기계 중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는 기계 하나를 골라 밀링 작업을 수행한다. 밀링 작업이 끝난 다음에는 drilling shop으로 이동한다. 마찬가지로 여러 대의 드릴 작업 기계 가운데 사용 가능한 기계를 골라 드릴 작업을 한다.

 공정별 배치에서는 부품마다 가공 순서가 다르기 때문에 각 부품이 공장 내에서 돌아다니는 경로도 다르다. 이러한 점은 사양과 가공 순서가 다른 이질적인 부품이나 제품을 처리하기에 적합한 형태다. 따라서 이 형태는 유연성이 높은 장점이 있는 한편, 동시에 효율성이 낮은 단점도 있다.

 반대로 제품별 배치는 제품을 중심으로 공장을 설계한다는 개념이다. 즉, 제품(부품) 하나의 특성에 맞추어 별개의 생산라인을 구성한 후, 각 라인에는 같은 설비들을 사용하여 같은 순서로 처리하는 부품이나 제품만을 처리하게 배치한다. 가공 공정의 경우에는, 가공의 순서에 따라 필요한 설비를 나열해서 뽑아 써서 일렬로 배치하게 된다. 조립공정에서는 마찬가지다. TV 라인은 TV만 조립하고, 에어컨 라인은 에어컨만 조립하는 식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라인마다 같은 부품이나 제품을 동일한 순서에 따라 만들기에 공정의 효율성이 높은 점이 장점이 있다. 그러나 라인 위의 한 기계만 고장이 나도 라인 전체가 움직이지 못하고 순서에 따라 정해진 제품만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신축성이 낮은 단점도 있다.

- 고정형 배치

 설비배치의 또 다른 종류로는 고정형 배치(fixed-position layout)를 들 수 있다. 고정형 배치는 일반적인 공정별 배치나 제 품별 배치와는 달리, 제품이 하나의 장소에 고정되어 있는 반면, 인력과 물자는 이동하는 형태이다. 즉, 제품을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작업자가 제품이 있는 위치로 이동하여 가공하는 방식이다. 주로 제품의 크기나 무게 등의 특성상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에 주로 활용된다. 전함의 선박, 대형 구조물, 대형 건축물, 대형항공기의 제작 등이 전형적인 예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대형 설비나 대형 제품의 이동 비용과 시간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인력과 자재의 이동 거리가 크고 설비의 활용도가 낮다는 단점도 크다.

- 혼합형 배치

 많은 경우, 하나의 공장이 공정별 배치와 제품별 배치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하여 설계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공장 견학을 가보면 쉽게 볼 수 있겠지만, 큰 공장 안에는 공정별 배치도 있고 작은 규모의 제품별 배치로 이루어진 shop도 있다. 주로 원자재를 가공(fabrication)하는 단계에서는 공정별 배치를 많이 쓰고 부품을 조립(assembly)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는 제품별 배치를 많이 도입한다. 거대한 자동차 공장을 예로 들어 보면, 강판을 깎아서 수많은 종류의 부품을 만드는 과정은 공정별 배치를 한 shop에서 하고, 부품들을 모두 모아 완성차로 조립하는 과정은 자동차 모델별로 제품별 배치를 한 조립공정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아가 고정형 배치, 공정별 배치 그리고 제품별 배치를 함께 운영하는, 이른바 혼합형 배치(hybrid layout)도 자주 활용된다. 예를 들어, 대형 여객기를 제작하는 경우, 여객기의 본체는 고정형 배치로 한 자리에서 조립되지만, 엔진은 제품별 배치를 통해 생산하고, 다른 부품들은 공정별 배치를 통해 생산하여 공급한다. 크고 무거운 본체는 고정형 배치, 엔진은 엔진에 특화된 제품별 배치, 다양한 개별부품들은 공정별 배치를 하는 식의 조합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제품과 공정의 조합인 수명주기와 연계에 대해 작성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