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공정의 수명주기
앞서 우리는 제품과 공정의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제품과 공정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정이 필요하고, 공정이 있어야만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생산 전략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제품과 공정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제품의 유형과 공정의 유형이 여러 가지라면, 그들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생산 활동과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에, 두 가지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이 균형이 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제품과 공정 간의 전략적 균형을 다루는 주제를 ‘제품-공정의 균형 전략’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제품과 공정 간의 균형 전략은 제품-공정 매트릭스(Product-Process matrix, P-P 매트릭스)를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매트릭스는 제품의 수명주기와 공정의 수명주기를 각각 행과 열로 정리한 도식으로, 제품과 공정 간에는 가장 적합한 쌍이 존재한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이 두 요소가 잘 맞는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품-공정의 연계
먼저 제품의 수명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경영 전략을 설명할 때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하나의 제품은 일반적으로 네 가지 단계로 나뉩니다. 첫 번째 단계는 도입기(introduction stage)로, 제품이 시장에 처음 출시되는 초기 단계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성장기(growth stage)로, 제품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성숙기(maturation stage)로, 제품이 안정적이고 성숙한 시장을 확보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입니다. 마지막으로 쇠퇴기(declining stage)가 있습니다. 이 단계는 제품이 새로운 대체 제품에 의해 시장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시기입니다.
제품과 마찬가지로 공정에도 수명주기가 존재합니다. 신제품을 생산할 때는 생산량이 작고 제품의 다양성이 높아 신축성이 큰 공정별 배치 방식, 즉 job shop 방식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제품이 표준화되면, 대량 생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flow shop 방식으로 공정이 변경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제품의 성숙기에 맞춰 공정이 더 효율적이고 대규모 생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과정입니다.
P-P 매트릭스에서는 제품과 공정의 수명주기가 서로 적절히 연결되어야 한다는 전략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 매트릭스에서 중요한 점은 제품과 공정 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트릭스를 살펴보면, 제품과 공정이 대각선상에서 서로 적합한 쌍을 이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각선의 왼쪽 상단에서 보면 제품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를 보이며, 표준화되지 않은 DTO 형태를 띱니다. 이 경우, 공정은 신축성이 중요한 unit job shop이어야 합니다. 이는 기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을 때, 벤처기업의 특성과 비슷한 점입니다. 반면 대각선의 오른쪽 하단에서는 반대로 표준화된 MTS(Make-to-Stock) 제품이 생산됩니다. 이때는 공정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flow shop이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철강과 화학 제품처럼 동일한 물질로 구성된 제품이라면, continuous flow shop 방식의 일관된 공정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는 기업이 성장하여 대기업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수명주기의 변화에 따라 제품과 공정의 연계가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P-P 매트릭스에 기반한 생산 전략은 제품과 공정의 연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제품의 수명주기가 시작될 때는 왼쪽 상단에서 출발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대각선의 오른쪽 하단으로 이동하면서 제품과 공정을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제품과 공정이 서로 다른 속도로 발전하므로, 이를 맞추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제품 기술을 전공한 공학도들이 생산 전략적 감각을 유지하려면 공정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반대로 공정 기술을 전공한 공학도들도 제품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과 공정의 특성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는 수명주기 개념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만약 제품과 공정이 대각선에서 벗어나 부적절한 조합이 된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P-P 매트릭스에서 오른쪽 상단에 위치하면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 발생합니다. 기회비용은 실제로 돈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회를 놓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이 영역에서는 제품이 이미 표준화되어 시장이 크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원시적인 소규모 job shop 방식으로 공정이 운영되고 있어, 그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반면, 왼쪽 하단에서는 현금 지출 비용(out-of-pocket cost)이 발생합니다. 이는 실제로 돈이 나가는 비용을 의미하는데, 공정 측면에서는 이미 최신식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으나, 제품이 초기 단계에 있어 대량 생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규모 설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현금 지출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Q: P-P 매트릭스를 활용한 생산 전략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P-P 매트릭스를 활용한 생산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제품과 공정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품과 공정은 대각선상에서 서로 적합한 쌍을 이루며, 이 균형이 잘 맞아야 생산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합니다. 또한, 수명주기 변화에 맞춰 제품과 공정이 점진적으로 발전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제품의 특성에 맞는 공정이 변화해야 합니다. 제품의 발전 단계와 공정의 변화가 일치하지 않으면, 생산 효율성이나 시장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설비입지에 대해 작성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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