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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영공학

산업공학의 기본

by 제이제이. 2025. 2. 8.

1) 산업공학의 정의와 배경

 1. 산업 개념의 배경

 산업공학은 모든 산업을 다루고 모든 산업에 이어져 있다. 기업이 있고 그 안에 인력이 있으며 하드웨어와 설비가 있고 소프트웨어가 정보가 있다면 어느 산업이건 모두 산업공학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대답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산업공학을 영어로 Industrial Engineering(IE)이라고 부르는 역사적 배경부터 알아야 한다.

 산업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태동한 시기는 20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는 산업이라는 '큰' 개념과 기업이라는 '작은' 개념이 본격적으로 출현한 때이다. 이때는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혁신과 자본주의에 의한 시장경제가 만나면서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가 열리기 시작한 시점이다. 개인이나 가족이 수작업으로 소량의 물건을 생산하던 전통적 형태를 벗어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계를 이용하여 대량으로 물건을 생산하는 새로운 '조직'이 생겨났다. 

 20세기 초만 해도 산업이라는 용어는 곧 '크고, 새로운 제조기업'을 의미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산업의 분류, 즉 기계산업, 전자산업, 섬유산업 하는 개념은 그 당시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산업공학에서 말하는 산업의 의미는 산업혁명에서 말하는 산업과 같은 의미이다. 산업혁명은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혁신과 이에 따라 일어난 사회적 경제적 변혁을 가리킨다. 이 용어는 역사학자 토인비가 처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산업혁명은 경제사회 전반의 '혁명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지 어느 특정 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었다. 방적기가 보급되고, 제출공장이 지어지고, 증기기관이 실용화되면서 농업사회가 공업 사회로, 수작업 공정이 기계화 공장으로 바뀌는 현상을 통틀어서 부르는 개념인 것이다. 

 산업을 여러 가지로 나누기 시작한 것은 다시 말해 산업의 분류 개념이 만들어진 것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이다. 산업의 종류가 많아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모두를 묶어서 그냥 산업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졌다. 이 과정에서 오늘날에도 널리 사용되는 경제학자 클라크의 분류가 제시되었다(1951). 그는 물건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자재를 채취하는 1차 산업(농업, 광업, 어업 등), 원자재를 가공하여 물건을 생산하는 2차 산업(제조업, 건설업 등), 그리고 앞의 두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3차 산업으로 규정하였다.

 

 그 후, 산업의 종류가 더 다양해지고 새로운 산업이 끊임없이 생겨나면서 모든 산업을 1차, 2차, 3차의 세 가지 정도로 나누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오게 된 분류체계가 이른바 표준 산업 분류(SIC)이다. 즉, 모든 산업을 먼저 대분류, 그 안에서 중분류, 그리고 다시 소분류, 세분류하는 식으로 계층을 따라 잘게 나누는 접근을 취한다. 이 분류체계는 세계 각국이 거의 유사한 '표준적'인 기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표준 산업 분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러면 산업공학이라는 명칭은 언제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앞에서 설명한 대로, 산업자본주의의 확산은 많은 기업과 공장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크고 복잡한 기업조직이나 생산과정을 운영하게 되면서 그 이전에는 없었던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났다. 예를 들어, 작업은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매번 얼마만큼 주문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 작업장의 조명과 습도는 어느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은지,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검사하는 것이 좋은지 등의 문제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복잡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이론과 기법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지식이 쌓이면서 어느 정도의 규모를 이루게 되면 이것이 하나의 학문 분야, 즉 학제가 된다. 산업공학도 마찬가지다. 크고 복잡한 조직을 분석하고 관리하는 기법들이 어느덧 하나의 학제가 될 만큼 많이 개발되고 활용되면서 이 새로운 학제를 부를 이름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크고 복잡한 조직을 '산업'이라고 불렀으니까 새로운 학문 분야의 이름도 '산업공학'으로 붙인 것이다. 그러니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업이 있고 그 안에 공장, 설비, 사람, 자원이 있으면 어느 산업이건 모두 산업공학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산업공학의 범위는 제조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든 크고 복잡한 조직이면 모두 산업공학의 원리와 기법이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산업공학 분야의 가장 큰 학술단체인 IIE는 산업공학을 '인간, 재료, 설비 및 에너지로 구성되는 종합적 시스템을 설계, 개선 및 설치하는 일'로 정의하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종합적 시스템'의 성격을 지니면 모두 산업공학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또 대상 활동의 영역도 설계, 개선, 설치 등을 모두 포함한다. 게다가 산업공학에 관련된 지식의 폭도 넓다. 앞에서 말한 산업공학의 정의 뒤에는 '산업공학은 시스템의 운영을 분석하고, 설계하며, 예측하고, 평가하기 위해 수학, 자연과학 및 사회과학의 전문 지식과 기법을 활용한다'는 문장이 이어서 나온다. 산업공학의 다학제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산업공학을 공학 안의 경영학이라고 부른 이유도 여기에 있고, 산업공학과의 커리큘럼에 수학, 통계학, 컴퓨터공학 등의 교과목이 포함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